초록이 되어버린 알사, 그래도 여전히 예쁜 알보 몬스테라


알보 몬스테라를 처음 선물받았던 날이 생각난다.

초록 잎 사이로 하얗게 번진 무늬가 어찌나 예쁘던지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희귀한 식물이라는 것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내 곁에 새로운 생명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선물받은 두 아이에게도 이름을 지어주었다.


하나는 알사,
또 하나는 브랄노.

같은 알보 몬스테라인데도
둘은 자라는 모습이 조금씩 달랐다.

잎이 펼쳐지는 모양도 달랐고,
하얀 무늬가 자리 잡는 모습도 달랐다.

둘 다 잘 자라주어서
새잎이 올라올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까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다.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 한쪽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처음에는 예쁜 모습에 마음이 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매일 바라보고,
물을 주고,
새로운 잎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식물은 그저 화분 속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내 곁에서 함께 계절을 보내는 작은 생명이 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브랄노의 잎 끝이 조금씩 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 지나면 다시 좋아질 거라고,
다음 잎은 건강하게 나와줄 거라고 기다렸다.

하지만 브랄노는 점점 힘을 잃었고
결국 우리 곁을 떠났다.

브랄노를 선물해준 친구에게도 그 소식을 전했다.

그 친구가 나보다 더 속상해했다.

예쁜 아이를 골라 내게 선물해주었던 마음이 있었기에
잘 자라지 못했다는 소식이 더 마음 아팠던 것 같다.

나도 많이 아쉬웠지만
함께 속상해해주는 친구의 마음이 참 고마웠다.

작은 식물 하나를 통해
그때의 선물과 마음까지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는

처음 선물받았던 알사가 남아 있다.

알사도 처음에는
하얀 무늬가 선명하고 아름다운 알보 몬스테라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얀색이 조금씩 줄어들더니
지금은 거의 초록 잎을 내고 있다.

처음에는 조금 아쉬웠다.

‘알보인데 왜 이렇게 초록색이 되었을까.’

하얀 무늬가 다시 많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알보 몬스테라는 새잎이 나올 때마다
무늬의 양과 모양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아이도 자라면서
흰색이 줄어들고 초록색이 많아지는 등
무늬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그런 알사가 참 좋다.

하얀 무늬가 예뻤던 알사도 좋았고,
초록 잎을 내고 있는 지금의 알사도 좋다.

처음에는
예쁜 무늬를 좋아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알사라서 좋은 것 같다.

새잎 하나가 나오면 반갑고,
잘 자라주면 고맙고,
조금 천천히 자라면 기다려준다.


식물을 키운다는 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일이 아니라

그 아이가 살아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봐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알사에게
다시 하얀 무늬가 많이 생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하얀 잎을 가졌던 알사도,
초록 잎이 되어가는 지금의 알사도

내게는 처음 선물받았던 그날부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중한 반려식물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알사를 참 많이 사랑한다.

초록이 되어버린 알사도
여전히 나에게는
예쁜 알보 몬스테라다.